2020. 2. 18. 00:05ㆍ칼럼필사
서울신문
[길섶에서] 공신폰 / 장세훈 논설위원
얼마 전 딸아이에게 이른바 ‘공신폰’을 사줬다. 맞벌이 부부라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딸아이와 시시때때로 소통할 수단이 필요했고,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또래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모습도 계속 외면하기 쉽지 않아서다.
공신폰은 ‘공부의 신 핸드폰’의 줄임말이다. 딸아이에게 사준 공신폰은 모양으로 보면 폴더폰, 기능으로 보면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수준의 2G폰이다. SNS나 게임, 앱을 내려받는 등의 기능은 차단돼 있다.
공신폰 하나 사줬다고 성적이 쑥쑥 올라갈 리 만무하다. 하지만 공부 대신 스마트폰을 갖고 노는 데 많은 시간을 쓰는 아이들을 보는 부모 입장에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우리 부부 역시도 공신폰을 사줄지, 스마트폰을 사줄지, 사준다면 언제쯤이 적당할지 등 물건을 구입하기에 앞서 이렇게 오랜 시간 숙고를 거듭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고민해야 할 대상은 딸아이가 아닌 내가 아닐까. 집에서도 휴식을 핑계로 내세워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지기 일쑤다. 스마트폰만 보지 말고 자신과 놀아 달라는 딸아이의 원성 가득한 질책도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다. 공신폰이 필요한 건 아이는 물론 어른도 마찬가지인 듯싶다.
*인상 깊은 구절
-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고민해야 할 대상은 딸아이가 아닌 내가 아닐까.
☞ 아이가 핸드폰에 빠질까봐 염려되는 문제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결국 어른. 즉 우리 모두가 핸드폰중독에 빠질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나 역시도, 핸드폰 없이는 잠시라도 살 수 없을 정도로 항상 옆에 끼고 산다. 휴대폰이 주는 정보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잠시라도 떨어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요약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딸아이에게 ‘공신폰’을 사줬다.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수준의 2G폰이다. 아이에게 공신폰을 사줄지, 스마트폰을 사줄지, 사주는 시기 등 오랜 시간 숙고를 거듭한 건 처음이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고민해야 할 대상은 딸아이가 아닌 내가 아닐까. 집에서도 휴식을 핑계로 내세워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지기 일쑤다. 공신폰이 필요한 건 아이는 물론 어른도 마찬가지인 듯싶다.
'칼럼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칼럼필사74_금프리카 (0) | 2020.02.20 |
|---|---|
| 칼럼필사73_오너 리스크 (0) | 2020.02.19 |
| 칼럼필사71_알박기의 최후 (0) | 2020.02.17 |
| 칼럼필사70_테슬라의 질주 (0) | 2020.02.16 |
| 칼럼필사69_바티칸 은행 (0) | 2020.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