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필사34_위장약과 발암물질

2019. 10. 6. 01:00칼럼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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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씨줄날줄] 위장약과 발암물질 / 장세훈 논설위원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oid=081&aid=0003031872&sid1=110&opinionType=todayColumns

 

사진=서울신문

 

 

속이 쓰릴 때 주로 찾는 게 제산제다. 위에서 산이 과다 분비되면 염증을 유발하거나 위벽을 헐게 만드는데, 염기 성분의 제산제가 이러한 산과 만나 중화 반응을 일으켜 속쓰림을 없애 주는 원리다. 같은 원리로 탄산수소나트륨이 포함된 베이킹 소다는 대표적인 천연 제산제다. 베이킹 소다 반 스푼을 물 한 컵에 타서 먹으면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루를 낸 뒤 볶은 달걀 껍질, 검게 변한 바나나, 미역귀 등도 속쓰림을 줄여 주는데 도움이 된다. 우유는 속쓰림을 예방하는 데는 효과적이나 속쓰림이 생긴 뒤에는 이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장약’, ‘속쓰림약으로 불리는 제산제가 널리 팔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장병 치료제의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511억원에 달한다. 과도한 음주 문화와도 연관이 적지 않다. 상당수는 약국에서 처방 없이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된다. 한발 더 나아가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비약(현재 13개 품목)에 제산제등을 추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는 있지만, 약사회와 편의점업계 간 팽팽한 의견 차로 2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제산제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식약처는 26일 위장약 잔탁을 포함한 269개 품목의 제조·수입·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주원료인 라니티딘 성분에서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탓이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다고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2A) 중 하나다. 라니티딘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이 지난 한 해에만 2665억원어치가 팔렸고, 현재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사람만 무려 1443064명에 이른다고 한다. 병을 고치려 복용한 약이 정작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식약처의 오락가락대응, ‘뒷북행정을 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 지난 16일만 해도 국내 유통 중인 잔탁 등에 있는 라니티딘 성분을 검사한 결과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가 불과 열흘 만에 정반대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해당 의약품의 장기 복용에 따른 안전성 여부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번 조사도 미국 등 해외에서 위험성이 지적된 뒤에야 이뤄졌다. 스스로 신뢰를 허물로 혼란을 자초한 꼴이다. 특히 지난해 NDMA가 검출된 발사르탄 계열 고혈압약 사건 당시 의약품 원료부터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식약처의 본분은 국민 생명 보호다.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선제적인 검사 없이는 요원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단어

1. 공염불: 실천이나 내용이 따르지 않는 주장이나 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요원: 아득히 멀다의 어근. ‘까마득’, ‘까마득함’, ‘으로 순화.

 

3.선제적: 먼저

 

 

*인상 깊은 구절

- 이번 조사도 미국 등 해외에서 위험성이 지적된 뒤에야 이뤄졌다.

얼마 전 칼럼에서도 DNA와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선진국의 실행적인 부분들을 검토하여 우리나라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적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이번 일도 발암물질로 작용하는 위험한 성분임에도 주체적으로 발견하지 못하고 미국 등 해외에서 위험성이 지적된 뒤에야 조사가 이뤄졌다는 것이 또 한 번 한탄하게 만든다. 본인들이 해야 할 의무에 대해서 책임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겟다.

 

 

*요약

제산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식약처는 26일 위장약 잔탁을 포함한 269개 품목의 제조·수입·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주원료인 라니티딘 성분에서 NDMA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탓이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다고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중 하나다.

식약처는 잔탁 등에 있는 라니티딘 성분을 검사한 결과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가 불과 열흘 만에 정반대 내용을 발표했다. 식약처의 본분은 국민 생명 보호다.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선제적인 검사 없이는 요원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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