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5. 01:00ㆍ칼럼필사
한국일보
[지평선] 청정맥주 / 고재학 논설위원

OB맥주에 밀려 만년 2등이던 크라운맥주(현 하이트진로)가 1993년 대형 사고를 쳤다. ‘100% 암반천연수’로 만들었다는 신제품 ‘하이트’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100% 암반천연수라는 표현이 건강에 좋거나 맥주 맛을 더 좋게 하는 물인 것처럼 소비자들을 현혹한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하 150m 밑부분에서 지하수가 용솟음치는 것처럼 표현한 하이트 광고가 과장됐으며, 맥주 품질이 물로 결정되는 게 아닌데도 경쟁사 제품은 나쁜 물로 제조되는 것처럼 비방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 ‘100% 청정맥아’를 표방한 하이트맥주의 ‘테라’돌풍이 거세다. 전 세계 공기 질 1위인 호주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생산된 청정맥아로 만들었단다. 호주의 대기오염 순위는 세계 125로 한국(22위)보다 나쁘다. 철강·석탄 산업이 주력이어서 이산화항,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이 심각한 탓이다(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나타내는 공기 질은 좋다). 골든트라이앵글이 청정 지역이라는 근거도 없다. 설령 청정지역이 맞더라도 맥주 성분 중 비중이 작은 맥아가 체내 미세먼지를 씻겨줄 리도 없다. ‘청정라거’라는 표현 자체가 소비자 기만이라는 게 시민단체 지적이다.
□ 술 권하는 사회다. 소량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하지만 ‘적정음주’는 성립되지 않는 용어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생성된다. 하루 한 잔의 가벼운 음주에도 암 발병위험이 식도암 30%, 구강인두암 17%, 간암 8%, 대장암 7%, 유방암 5% 증가한다. 보건복지부가 암 예방 수칙 중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를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바꾼 배경이다.
□ 담배 광고에는 ‘라이트’ ‘ 마일드’ ‘순’등의 표현을 쓸 수 없다. 담배가 건강에 덜 해로운 것처럼 흡연자의 불안감을 덜어줘 담배 소비를 늘릴 수 있어서다. 식품 광고 중 ‘슈퍼푸드’와 같이 객관적 기준 없이 소비자를 오도하는 표현도 금지된다. 술은 담배만큼이나 해롭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사망자 20명 중 1명은 술이 원인이다. 맥주에 붙는 ‘청정’이라는 수식어는 몸에 좋은 술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음주 소비를 조장할 위험이 크다. 유독 술 광고에 관대한 이유가 뭘까.
*인상 깊은 구절
-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생성된다.
☞ 술을 조금만 먹어도 우리 안에서 독성 물질이 무조건 생성된다는 것이다. 하루 한 잔의 가벼운 음주도 암 발병위험이 높은 이유로 보건복지부가 암 예방 수칙 중 ‘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바꿨다. 사람들은 술을 먹어야만 친해지고, 오히려 술을 안 먹는 사람을 안 좋게 보는 분위기가 있다.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무조건 술을 먹지 말아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뭐든지 적당히 할 때가 가장 좋은법이다.
*요약
‘100% 청정맥아’를 표방한 하이트맥주의 ‘테라’ 돌풍이 거세다. 전 세계 공기질 1위인 호주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생산된 청정맥아로 만들었단다. 호주의 대기오염 순위는 세계 125위로 한구곱다 나쁘다. 골든트라이앵글이 청정 지역이라는 근거도 없다. ‘청정라거’라는 표현 자체가 소비자 기만이라는 게 시민단체 지적이다.
술은 담배만큼이나 해롭다. 맥주에 붙는 ‘청정’이라는 수식어는 몸에 좋은 술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음주 소비를 조장할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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