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필사121_슬픈 동선

2020. 5. 26. 00:09칼럼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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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사

[밀물썰물] 슬픈 동선 / 김은영 논설위원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oid=082&aid=0000988690&sid1=110&opinionType=todayColumns

 

이미지=부산일보사

국내에서 첫 코로나19확진자가 나온 이래 근 두 달이 되어 가면서 너무나 익숙해진 확진자의 이동경로 공개. 질병관리본부 기준에 따라 증상 발생 1일 전부터 격리 일까지 동선을 주로 다루는데, 확진자 증상과 마스크 착용 여부, 체류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지자체에서 공개해 왔다. 위치기반서비스로 날아오는 긴급재난문자 덕에 지난 주말엔 서울 소식을 집중적으로 접했다. 내가 머문 동네의 한 스타트업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바람에 더 야단인 듯했다. TV카메라가 출동하고, 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헬스클럽과 커피숍, 노래방, 식당 이름이 줄줄이 거론됐으며, 방역 차원에서 문을 닫았다는 공지가 나붙었다.

 

한 확진자의 동선에서 눈이 멈췄다. 도보로 헬스클럽 이동, 도보로 회사 출근, 도보로 커피숍과 편의점 들름, 도보로 귀가. 거기까진 그런가보다 싶었다. 한데, ‘접촉자 없음이 단서로 붙은 코인노래방 기록과 저녁은 혼자 도시락 먹음이나 배달 음식으로 저녁 먹음대목이 몇 번이나 반복해서 나오자 그만 울컥했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살아가는 20대 청년의 평범한 삶 일부겠지만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동선 공개 엿새째 그는 가족이 있는 집을 찾아가 하룻밤을 묵기도 했다. 엉뚱하게도 내 상상은 그날만큼은 따뜻한 집밥 한그릇 먹었겠구나였다.

 

그런데 이 청년의 동선은 무려 열흘치가 해당 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해당 스타트업 동료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1차로 5명이나 나온 상황이라 그만큼 위중했겠지만 사생활이 과도하게 노출된경우는 아닐까 싶었다. 때마침 방역 당국에서도 엊그제부터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등을 받아들여 확진자 이동경로에 대한 정보공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지자체에 공개했다. 뒤늦은 감이 없진 않으나 앞으로는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해서도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듯 싶다.

 

확진자 동선 공개는 과도한 사생활 노출 문제와는 별개로 고된 삶의 일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성루 구로구 콜센터의 한 확진자처럼 새벽에 녹즙 배달을 하고 콜센터에서 두 번째 출근하는 경우나 경북 구미의 20대 청년처럼 하루 종일 배달 업무를 하고 밤에는 식당 일을 하는 투잡족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낯모르는 이들이 드러낸 단순한 동선 같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고,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지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인상 깊은 구절

- 확진자 동선 공개는 과도한 사생활 노출 문제와는 별개로 고된 삶의 일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확진자의 공개된 동선을 보고 세상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루를 살아도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고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너무 나태함에 빠져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열심히 사는 삶을 살아야 겠다.

 

*요약

코로나19확진자의 이동경로가 낱낱이 공개되고 있다. 증상 발생 1일 전부터 격리 일까지 동선을 주로 다루는데, 확진자 증상과 마스크 착용 여부, 체류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지자체에서 공개해 왔다. 하지만, 한 청년의 동선은 무려 열흘치가 해당 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떄마침 방역 당국에서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등을 받아들여 확진자 이동경로에 대한 정보공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지자체에 공개했다. 앞으로는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해서도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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