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필사38_아빠의 출산휴가

2019. 10. 10. 01:00칼럼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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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씨줄날줄] 아빠의 출산휴가 / 전경하 논설위원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oid=081&aid=0003032663&sid1=110&opinionType=todayColumns

 

사진=서울신문

 

 

네가 애 낳았냐?”

 

10여년 전만 해도 부인이 아이를 낳았다고 하루나 이틀 쉬겠다고 상사에게 말했을 때 용감한 아빠들이 들었던 말이다.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은커녕 삶 자체를 회사에 송두리째 바치길 강요하던, ‘꼰대시절의 이야기다. 이제 이런 발언을 하는 직장 상사나 동료는 없겠지만, 만약 입에 담았다면 직장갑질에 해당할 거다.

 

정부는 2007남녀고용평등법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개정하면서 배우자 출산 시 3일의 휴가를 줘야 한다고 규정했다. 당시에는 유급이어야 한다는 조항이 없었는데 2012년에 배우자 출산휴가를 5일의 범위에서 3일 이상 줘야 하고 최초 3일은 유급으로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래서 3일 유급휴가가 정착됐다. 오늘부터 유급휴가가 10로 늘어난다. 10일의 유급휴가를 아이가 태어난 지 90일 이내에 두 번에 나눠 쓸 수 있다. 갓난아기는 낮밤이 바뀌기도 하고, 결핵·뇌수막염·소아마비 등 이런저런 예방접종도 필요하니 아빠의 휴가는 큰 도움이 된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합계출산율)20001.48명에서 20051.08명으로 급락했다. 정부가 일·가정 양립에 미약하나마 신경을 쓰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2005년 제정돼 정부가 저출산에 재정을 투입하기 시작했지만 20121.30명을 정점으로 합계출산율은 계속 떨어져 지난해는 0.98명에 불과하다. 올해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대책이 방향성을 잘못 잡은 채 너무 늦게 시작했고, 파격적이지 못해서다.

 

분명 아이를 같이 낳았는데, 한국 사회에서는 엄마에게만 육아를 강요해 종종 엄마를 벌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경력단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양육 부담이 더해질 텐데 경쟁이 심한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출산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6명인 것도 하나의 방증이다.

 

스웨덴은 1991년 육아휴직 아빠 할당제를 시작했다. 부모 모두가 아이 1명당 쓸 수 있는 육아휴직 총 480일 중 아빠가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휴가를 30일에서 시작해 200260, 201690로 늘렸다. 육아휴직 중에도 급여의 75%를 지급한다. 스웨덴의 최저 합계 출산율은 19981.50명이고, ‘독박육아가 아닌 공동육아가 보편화된 뒤 합계출산율은 20101.98, 20181.78명 등으로 높아졌다.

 

출산과 양육을 부모, 특히 엄마의 사적 부담으로 떠넘기는 한 합계출산율은 오르지 않는다. 아이를 낳아 달라고 캠페인을 하기 전에 공공부담은 물론 공동육아의 촘촘한 특이 만들어져야 한다.

*인상 깊은 구절

- 출산과 양육을 부모, 특히 엄마의 사적 부담으로 떠넘기는 한 합계출산율은 오르지 않는다.

당연한 말이다. 아주 큰 불만이 육아를 전적으로 엄마의 몫으로 떠넘기는 것과 아직도 정형화된 엄마의 역할분담이다.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그 틀에서 못 벗어난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다. 변화하려는 자세를 갖추고 노력을 해야 하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대하는 그런 태도가 아주 불만족스럽다. 출산도 엄연히 따지면 엄마뱃속에서 무려 10개월이나 있다가 힘들게 낳았으니 돌까지는 아빠가 전적으로 육아를 전담 하는게 맞는 거 아닌가?

부부의 공동의 일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해도 힘든 게 육아다.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잘 살아갈 궁리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부도 출산율이 떨어졌다고 탁상공론만 하지 말고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서 육아를 하는 부모의 부담을 십분 덜어줬으면 좋겠다.

 

 

*요약

오늘부터 배우자 출산휴가가 10일로 늘어난다. 10일의 유급휴가를 아이가 태어난 지 90일 이내에 두 번에 나눠 쓸 수 있다. 합계출산율은 계속 떨어져 지난해 0.98명에 불과하다. 정부 대책이 방향을 잘못 잡은 채 너무 늦게 시작했고, 파격적이지 못해서다.

양육 부담이 덜해져야 직장에 다니는 여성의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아이를 낳아 달라고 캠페인을 하기 전에 공공부담은 물론 공동육아의 촘촘한 특이 만들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