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4. 18:17ㆍ칼럼필사
경향신문
[여적] 임대주택의 진화 / 김종훈 논설위원

어린 시절 살던 서울 변두리 옛집은 50평쯤 되는 터에 부엌 딸린 방이 4개, 그리고 건넌방과 사랑방까지 방이 모두 6개인 개량 한옥이었다. 그 집에 우리 가족과 세 살던 3가구, 또 부지런한 어머니 덕에 늘 서너 명의 하숙생까지 20명 가까운 이웃들이 함께 살았다. 당시 이런 집이 서울에 한두 곳이 아니었다. 1960년대 서울 인구는 380만명이었고, 주택은 36만채뿐이었다. 한 집에 10명 이상이 살았던 셈이다.
1960~1970년대 서울은 ‘정원 초과’였다. 한 집에 두서너 명의 가족이 사는 경우가 드물던 ‘주거 빈곤의 시대’였다. 주택난 해결을 위해 아파트가 조성되기 시작했고, 공공임대주택은 셋방살이를 전전했던 서민들에게 ‘꿈의 궁전’이었다.
공공임대주택이 등장한 것은 1971년이지만, 이때는 ‘1~2년 임대 후 분양’으로 엄밀한 의미에서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보기 어렵다. 본격적인 시작은 1989년 서울 번동에 6500여가구 규모의 영구임대 단지가 조성되면서다. 공공임대는 이후 국민·행복·장기전세·분양전환 등 다양한 이름으로 서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다. 과거 정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백만 가구의 공공주택 공급을 약속했지만 매번 공염불로 끝났다. 모두 성사됐다면, 전국 주택의 절반은 공공주택이었을 터이다. 2018년 말 현재 공적임대는 157만가구이고, 이곳에 사는 서민 상당수는 말 못할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공공임대주택-구멍 뚫린 복지’ 기획보도를 통해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사는 서민들의 속마음을 들어 본 적이 있다. 최초 입주자의 90% 이상이 주거에 만족하면서도 “없이 사니까” “갈 데가 없어서” 등의 이유를 댔다.
국토교통부가 20일 ‘주거복지로드맵 2.0’을 발표했다. 공공임대를 2025년까지 240만가구까지 늘리고, 영구·국민·행복주택 유형을 통합키로 했다. 또한 청년·고령자·신혼부부·다자녀 가구 등 생애주기 맞춤형 주거 지원을 약속했다. 사회·경제적 배경에 구애받지 않고 한 단지 안에서 다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소셜 믹스(social mix)’를 이루겠다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과거 정부들처럼 요란만 떨다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된다. 나만의 기우였으면 좋겠다.
*인상 깊은 구절
- 또한 청년·고령자·신혼부부·다자녀 가구 등 생애주기 맞춤형 주거 지원을 약속했다.
☞ 주거지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주거 지원 약속이 꼭 실행되었으면 좋겠다. 집다운 집에서 사는게 삶의 행복지수를 올려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정부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속 있는 정책들을 많이 운영해 주었으면 좋겠다.
*요약
공공임대는 국민·행복·장기전세·분양전환 등 다양한 이름으로 서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다. 과거 정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백만 가구의 공공주택 공급을 약속했지만 매번 공염불로 끝났다. 국토교통부가 20일 ‘주거복지로드맵 2.0’을 발표했다. 공공임대를 2025년까지 240만가구까지 늘리고, 영구·국민·행복주택 유형을 통합키로 했다. 또한 청년·고령자·신혼부부·다자녀 가구 등 생애주기 맞춤형 주거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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