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필사143_'오프 에어(off air)' 발언

2020. 8. 17. 21:05칼럼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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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여적] ‘오프 에어(off air)’ 발언 / 서의동 논설위원

 

 

기자들은 취재원들을 만날 때 취재수첩을 꺼내 메모하거나 녹음기를 켜놓는 경우가 낳다. 취재할 내용이 많거나 복잡한 경우 불가피하게 쓰는 방법이지만, 취재원들은 수첩과 녹음기 같은 소도구에 의외로 긴장한다. 그래서 인터뷰가 끝나 녹음기를 끄고 수첩을 집어넣을 때 취재원은 안도감에 긴장을 푼다. 이때 오프 에어(off air) 발언에서 허심탄회한 속내가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고, 명민한 기자는 이 진실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오프 에어발언은 파장을 낳는다. 2012326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끝낸 직후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나눈 대화가 그대로 공개됐다. 당시 미국이 유럽 일원에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구축해온 것과 관련해 오바마는 선거가 끝나면 더 많은 융통성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대선을 7개월 앞둔 시점에서 그는 이 발언으로 핵심 안보현안을 선거와 연계하려 했다는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당··청 회의에 앞서 관료들을 비판하는 사담을 나눈 것이 그대로 방송됐다. 두 사람은 온 에어(on air)’상태인 줄 모르고 관료들이 말을 잘 안 듣는다” “잠깐만 틈을 주면 엉뚱한 짓들을 한다는 등 공개하기 민망한 말을 여과 없이 노출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지난 16일 방송사 TV토론이 끝난 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정부의 7·10대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이 “(부동산 가격이)떨어지는 것이 국가경제에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 없다고 하자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것이다. 부동산이 뭐이게 어제오늘 일인가라고 대꾸한 것이다. 맥락상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발목 잡으려는 집값 하락론자들의 인식과 주장을 반박한 것이라는 진 의원의 해명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여당 의원조차 정부 대책의 실효성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발언이기도 하다. 이러니 투기세력들이 정부 대책을 겁낼 리 없다.

 

*인상 깊은 구절

- 이때 오프 에어(off air) 발언에서 허심탄회한 속내가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고, 명민한 기자는 이 진실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오프 에어라는 명칭을 처음 들었다. 취재원들이 인터뷰하는 상황 자체를 굉장히 긴장하고 부담스러운 하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혹시나 말실수를 하여 모든 것이 증거로 남게 될까봐 걱정스럽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일상에서도 뒷이야기가 더 재미있는 오프 에어 발언에서 진정한 속내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여기서 얻은 교훈은 자나 깨나 말조심 하자

 

*요약

기자들은 취재원을 만날 때 취재수첩을 꺼내 메모하거나 녹음기를 켜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터뷰가 끝나 녹음기를 끄고 수첩을 집어넣은 후 오프 에어(off air) 발언에서 진실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지난 16일 방송사 TV토론이 끝난 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정부의 7·10대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맥락상 집값 하락론자들의 인식과 주장을 반박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당 의원조차 정부 대책의 실효성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발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