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필사91_정치의 불시착

2020. 3. 30. 00:18칼럼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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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정치의 불시착 / 김지은 논설위원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oid=469&aid=0000467862&sid1=110&opinionType=todayColumns

 

 

16일 끝난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니가 왜 혼자야, 우리가 있는데! 우리는 니 얘기를 들어 줄 수도, 함께 울어 줄 수도, 이 기막힌 시간을 함께 버텨 줄 수도 있어!” 윤세리(손예진), 리정혁(현빈)도 아닌 북한 여성 사업가 고명은(영화 기생충에서 충숙 역의 장혜진)이 한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하늘로 떠나보낸 딸에게 한 위로다. 이 대사가 인상적인 이유는 정치의 본질을 생각나게 해서다. 벼랑 끝에 선 이들에게 마지막 지푸라기, 그게 정치의 이상인가.

 

사회적 희망을 만들어야 할 그 최소한의 장치가 내 편만을 위한 거라면? 내 편의 말에만 귀 기울이고, 내 편 눈물만 닦아주며, 내 편 고통에만 관심이 있다면? 그건 정치의 왜곡이요, 진영 논리에 갇힌 프로파간다일 뿐이다. 그런데 최근 여당 형태가 그렇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문구가 들어간 신문 칼럼을 쓴 교수를 고발했다가 취하하면서, 그가 안철수 싱크탱크에 몸담았기에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남의 편이라는 의구심이 들어 재갈을 물리려던 것 아닌가.

 

공천 심사 과정에선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을 돌연 추가 공모 지역으로 정했다. 성추행 의혹에도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뒤늦게 출마 부적격 판정을 한 뒤 내린 결정이다. 금 위원은 조국 사태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입법 과정에서 당 주류와 다른 소신 행보를 해왔다. 공관위 결정이 확실한 내 편 아니면,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다혹은 내 편인지 확실치 않으니 다른 공천 후보도 찾아보겠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이유다.

 

내 편 정치, 그 정점에 대통령이 있어 가능한 것인지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정부의 소명을 촛불정신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고는 마음의 빚을 크게 졌다고 애처로워했다. 철저히 내 편을 향한 발언이다. 대선 전이라면 몰라도 취임 이후엔 모두의 지도자가 돼야 하는 게 대통령이다. 내 편 정치는 분열을 먹고 큰다. 상대 지지층이 당신들이 당선되지 않게 차악이라도 찍겠다는 증오의 선택을 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정치의 불시착이다. 사랑의 불착은 낭만적 귀결이 가능하지만, 정치가 불시착하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요약

사회적 희망을 만들어야 할 그 최소한의 장치가 내 편만을 위한 거라면? 최근 여당이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문구가 들어간 신문 칼럼을 쓴 교수를 고박했다가 취하하면서, 그가 안철수 싱크탱크에 몸담았기에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고 해명했다.

내 편 정치는 분열을 먹고 큰다. 상대 지지층이 당신들이 당선되지 않게 차악이라도 찍겠다는 증오의 선택을 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유발한다.